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은행의 변신, ‘생활 속 금융’의 진화
- newsg1g1
-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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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더 이상 금융 앱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금 은행이 변화하고 있는 방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소비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금융 또한 고객의 생활 반경 안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개념이 바로 ‘생활 속 금융’, 혹은 ‘생활 밀착형 금융’이다. 고객이 별도의 금융 앱을 켜지 않아도 일상적인 쇼핑, 배달, 모빌리티 서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구조. 이런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은행 생존 전략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의 금융은 ‘찾아가는 서비스’보다는 ‘찾아오게 만드는 구조’에 가까웠다. 고객이 은행 창구를 방문하거나 앱에 직접 접속해야만 금융을 이용할 수 있었고, 이는 금융 접근성의 벽을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고객이 자주 머무는 플랫폼에서 금융을 경험하게 되면서, 그 장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음식 배달 앱에서 결제 시 포인트 적립형 금융상품을 제안받거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간편 대출을 연동하는 식이다. 이렇듯 비금융 환경 안에 금융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은 기존 금융의 패러다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은행에겐 기회이자 도전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더 이상 고객이 먼저 찾아오길 기다릴 수 없다. 대신 고객이 있는 곳으로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이다. 유통, IT,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고객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한 산업과 손잡고, 그들의 플랫폼 안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은행은 신규 고객 유입을 극대화하고, 저원가성 예금 확보 등으로 수익성도 방어할 수 있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도 이 전략은 매력적이다. 자체적으로 금융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부담 없이도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 옵션을 제공할 수 있고, 이는 곧 플랫폼의 체류 시간과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고객은 서비스 안에서 원스톱으로 금융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기업은 사용자 이탈을 줄이는 ‘록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이 흐름은 유통을 넘어 더 넓은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플랫폼 안에서 차량 구매자에게 맞춤형 오토론을 제안하거나, 부동산 플랫폼에서 전세자금 대출 연계를 자동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궁극적으로는 ‘은행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금융, 즉 고객의 의식 저편에서 작동하는 금융의 구현이 목표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금융이 서비스의 일부로서 ‘기능적 통합’을 이루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다.
은행은 이제 더 이상 금융만을 파는 조직이 아니다. 데이터 분석, 고객 경험 설계, IT 기술력까지 요구되는 종합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고객은 점점 더 빠르고 직관적인 금융을 원하고, 은행은 그 속도에 맞춰 더 치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임베디드 금융은 바로 그 움직임의 중심에서, 금융의 미래를 다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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