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속 주인공이 된 하루, 성수동에서 경험한 특별한 순간’
- newsg1g1
- 6월 15일
- 2분 분량
성수동이라는 공간은 이제 단순한 핫플레이스를 넘어 브랜드와 사람, 콘텐츠가 만나는 실험적인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그곳에서 우연히 들르게 된 한 팝업스토어는 나에게 단순한 체험 이상의 감정을 남겼다. 브랜드 이름보다 콘텐츠에 집중한 구성이 오히려 궁금증을 자아내고, ‘이걸 왜 하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체험은 ‘이래서 하는구나’라는 감탄으로 마무리되었다.

입구에 다다르자 먼저 마주친 것은 극장처럼 생긴 외관과 가볍게 들려오는 뮤지컬 넘버.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일었다. 대기 시간은 꽤 있었지만, 예약 시스템과 현장 진행이 매끄럽게 이뤄져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 원래 보험사에서 하는 거래요”라는 한 관람객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그런 브랜드 인식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체험의 시작은 ‘나’였다. 입장과 동시에 받은 ‘주인공 카드’에는 “당신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라는 문장이 인쇄되어 있었고, 배우는 무대 위에서 관객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공간 전체를 무대로 전환시켰다. 그 순간부터 이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브랜드 체험장이 아니라, 한 편의 몰입형 연극처럼 느껴졌다. 방마다 구성된 미션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짧은 이야기와 역할 수행이 결합된 형태였고, 함께 팀을 이뤄 미션을 수행하면서 어느새 낯선 사람들과도 자연스레 웃고 이야기하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편의점 알바’ 콘셉트의 체험 구간이었다. 제한 시간 내에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찾고, 이후엔 간단한 게임을 통해 도장을 모으는 방식인데,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기획이라는 점에서 감탄스러웠다. 현장을 빠져나올 무렵, 손에 쥐어진 건 작은 키링 하나였지만 머릿속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한 편의 드라마가 자리잡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팝업스토어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브랜드 홍보의 틀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사람들에게 보험이나 상품을 직접적으로 알리기보다, 주인공으로서 무언가를 ‘경험’하게 만드는 구조는 그 자체로 브랜드 인상을 더 강렬하게 남긴다. 이 팝업스토어가 끝나도, 나는 이 브랜드를 단지 보험사로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형식의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성수동은 요즘 브랜드의 테스트베드이자 문화 실험실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런 경험 기반의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에게 감정을 남기고 이야기를 건네는 매개체가 된다. 앞으로도 이런 시도들이 계속된다면, 브랜드와 사람 사이의 거리도 훨씬 좁아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또 다른 ‘무대’ 위에서, 또 한 번 주인공이 되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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