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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으로 바뀐 HIV, 이제는 예방과 관리의 시대

  • newsg1g1
  • 3일 전
  • 2분 분량

HIV는 한때 ‘불치병’으로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다. 1980년대 처음으로 에이즈가 세상에 알려졌을 당시, 감염은 곧 사망 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기적인 치료만 잘 이뤄진다면 HIV 감염자도 비감염자와 거의 동일한 수명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치료제의 발전이 있다. 초기에는 하루에 여러 알의 약을 복용해야 했고, 부작용도 심각했다. 특히 '칵테일 요법'이라고 불렸던 초기 치료법은 효과는 있었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연구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루 한 알만으로도 바이러스 억제가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복용의 간편함은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를 높였고, 이는 전체적인 예후 개선으로 이어졌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치료제의 발전이 단순히 감염자 치료를 넘어 예방으로도 확장됐다는 것이다. ‘프렙(PrEP)’으로 알려진 노출 전 예방요법은 아직 HIV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약을 복용함으로써 감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만든 획기적인 접근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하루 한 알을 복용하는 형태의 경구제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감염 고위험군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6개월에 한 번만 맞으면 되는 주사형 예방제도 등장해, 약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더욱 실용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치료 기전의 진보도 눈에 띈다. 기존의 치료제들이 HIV의 특정 복제 단계만 억제하는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약물인 ‘레나카파비르’는 HIV 복제의 세 가지 단계를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기전 방식으로 작용한다. 특히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감싸는 보호막인 캡시드 단백질을 직접 겨냥해 공격하는 최초의 캡시드 저해제로, HIV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 2024년 사이언스가 이 약물을 ‘올해의 혁신’으로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HIV는 이제 공포의 질병에서 벗어나 일상 속에서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만큼, 자신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예방적 접근도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감염에 대한 편견이 여전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환자 스스로 질병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간다면 HIV는 더 이상 삶을 멈추게 하는 장벽이 아니다.


앞으로도 치료제와 예방제의 발전은 지속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HIV 완치에 대한 실마리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질병에 대한 두려움보다 정보를 갖고 현명하게 대응하는 자세다. 성인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변화된 의료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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