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사라진다, IP 확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 newsg1g1
-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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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게임업계는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에서 벗어나, 하나의 세계관(IP)을 얼마나 다채롭게 풀어낼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 흐름은 게임을 영화,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밀도 있게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크래프톤이다. 최근 일본 종합 광고회사 ADK의 지분을 인수하며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이로써 크래프톤은 단순한 게임 퍼블리셔를 넘어,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전반에 관여하는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인수가 단순히 일본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이 아니라, IP 확장을 위한 기반 다지기라는 점이다. ADK는 300편 이상의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에 참여한 이력을 가진 만큼, 크래프톤이 자사의 게임 IP를 애니메이션화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다크 디스토피아 애니메이션, 혹은 신작 게임 IP의 프리퀄을 다룬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IP 확장의 성공 여부는 결국 ‘원천 콘텐츠의 매력’과 ‘이를 재해석해줄 파트너의 역량’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크래프톤과 ADK의 협업은 꽤 설득력 있다. 게임은 플레이어의 참여를 전제로 한 매체지만, 애니메이션은 소비자에게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이 두 장르의 결합은 새로운 세계관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줄 수 있다.
이는 비단 크래프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넥슨 역시 자사 IP를 활용한 웹툰, 웹소설, 드라마 제작을 적극 추진 중이고, 라이엇게임즈는 ‘아케인’을 통해 애니메이션이 게임 IP 확장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증명했다. 이제 ‘게임에서 파생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통해 성장한 게임’이라는 접근도 점점 더 많아질 전망이다.
업계 전반에 걸쳐 이런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과연 어떤 IP가 글로벌 팬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또 어떤 기업이 이 기회를 가장 전략적으로 활용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결국, 얼마나 강렬한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이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확장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이제 게임 하나만 잘 만들어선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그 세계를 더 깊고 넓게 펼쳐낼 수 있는 ‘이야기’와 이를 풀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 교차점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별개의 산업이 아니다. 게임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되고, 다시 게임으로 돌아오는 이 순환 구조가 새로운 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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