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버튜버’는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 newsg1g1
- 6월 26일
- 2분 분량
버추얼 유튜버, 흔히 ‘버튜버’라고 불리는 존재는 이제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를 넘어 게임의 홍보와 운영까지 아우르는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서브컬처 성향이 강한 게임 시장에서는 단순 캐릭터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팬들과의 소통, 라이브 방송, 그리고 게임 내 존재감 확장은 이제 ‘마케팅’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할 정도다.

최근 한 모바일 RPG 게임에서는 공식 GM이 아닌 ‘비공식’ 버튜버가 유저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캐릭터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게임 소개 영상을 진행할 뿐 아니라, 일정마다 팬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던전에 도전하고, 패치 해설 영상까지 담당하고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버튜버가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완전한 가상 캐릭터라는 것이다. 목소리 역시 합성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졌으며, 이에 대해 일부 유저는 "인간보다 더 친근하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버튜버는 점차 게임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단순 홍보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 채팅과 반응, 커뮤니티 피드백 수렴, 콘텐츠 소개 등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거나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버튜버가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유저들에게는 흥미 요소다.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같은 게임 세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착각이 몰입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A 게임사는 자사의 버튜버가 진행한 방송 직후, 해당 서버의 동시 접속자 수가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당 서버에는 버튜버가 ‘실시간으로 접속 중’이라는 문구가 표시됐으며, 이를 본 유저들은 경쟁적으로 같은 채널에 접속해 캐릭터 근처에서 스크린샷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단순 시청자 수 이상의 ‘참여’를 의미하는 수치다.
하지만 모든 사례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버튜버가 실질적인 유입으로 연결되지 못하거나, 게임과의 연결성이 약해 별개의 콘텐츠로 소비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게임 속 캐릭터라는 설정과 현실 속 활동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단순히 캐릭터를 만든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그 캐릭터가 게임 세계관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유저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중요해진다.
일각에서는 버튜버가 게임사의 홍보 채널을 넘어 ‘IP화’ 되어 독립적인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고도 본다. 예를 들어, 버튜버를 중심으로 한 웹툰 연재나 OST 제작, 심지어는 게임 외적인 협업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미 일부 게임사는 자사 버튜버를 내세운 실시간 버라이어티 방송을 준비 중이며, 팬미팅을 현실 공간에서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 소비 방식으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게임 캐릭터가 나에게 말을 건다’는 환상은 과거에는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현실이 되었다. 중요한 건 그 환상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이어갈 수 있는지다.
결국, 버튜버는 단순한 얼굴마담이 아니다.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확장시키고, 게임과 플레이어 사이의 벽을 허무는 하나의 도구이자 콘텐츠 그 자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게임이 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누가 먼저 유저의 마음을 ‘진짜로’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 답은,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듯한’ 착각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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