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검색

HIV 예방의 새로운 선택지, ‘성공적인 프렙 활용’의 조건은?

  • newsg1g1
  • 3일 전
  • 2분 분량

성인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 질환 중 하나인 HIV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특히 치료가 아닌 예방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각국에서 실제로 효과를 거두며 건강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에는 ‘노출 전 예방 요법(PrEP, Pre-Exposure Prophylaxis)’이 있다. 감염 고위험군이 미리 약을 복용함으로써 HIV 감염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단순한 약물 복용을 넘어 하나의 건강관리 체계로 확장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단순히 약을 주는 것을 넘어 얼마나 정교하고 접근성이 높은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는지가 성공 여부를 좌우했다. 이는 곧 ‘프렙이 있다는 것’과 ‘프렙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는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점을 의미한다.


샌프란시스코 사례는 이러한 차이를 잘 보여준다. 단순히 약물만 도입한 것이 아니라, 감염병 고위험군이 정기적으로 HIV 검사를 받고, 의료진의 지도 아래 약을 복용하고, 부작용이나 복약 순응도까지 점검받는 종합적 시스템을 운영했다. 이처럼 예방 효과를 현실화하려면 약을 둘러싼 ‘사람 중심의 체계적 접근’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아시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대만에서 일어났다. 대만은 HIV 감염 위험군이 ‘프렙’을 경제적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비용을 지원했다. 특히 프렙 1병 비용으로 3병까지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점은 단순한 복약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복용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 결과 HIV 신규 감염자 수는 60% 이상 감소했다. 이는 정책의 실질적인 접근성 확보가 얼마나 강력한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프렙이 도입되었더라도 의료인의 인식 부족, 환자의 사회적 낙인 우려, 그리고 복약 과정에서의 불편함이 여전히 장벽으로 작용하는 곳이 많다. 따라서 단순히 제도를 만들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감염 고위험군이 ‘안전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프렙은 단순한 의료 기술이 아니라,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적 도구이기도 하다. 접근성이 낮거나 차별이 심한 환경일수록 예방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와 사회가 어떻게 건강을 바라보고, 누구에게 우선권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지가 프렙 활성화의 성패를 좌우한다.


지금 세계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의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 HIV도 마찬가지다. 단지 질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훨씬 비용 효율적이며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강력한 예방 수단이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때 비로소 프렙은 단순한 약을 넘어 ‘사회적 백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Comments


bottom of page